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11.0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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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11-02 16:10 조회4,061회본문
* 위령의 날
"지금 당장"
여러분은 자신이 죽는 날짜를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십 년쯤 뒤입니까? 이십 년쯤 뒤입니까? 우리는 인생이 유한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소중한 하루하루를 알뜰하고 아름답게 살지 못하고, 늘 막연하게 대충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에 우리 각자가 자신이 죽는 날짜를 알고 있다면 지금처럼 살지는 않을 겁니다.
체감상 지구가 점점 빨리 도는 것 같고, 일 년, 열두 달 달력이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금방 날아가 버리는 것을 보면, 앞으로의 십 년도 잠깐일 것입니다. 그렇게 십 년이 한 번 지나고, 두어 번 지나고 나면 우리는 어쩌면 여기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그냥 이렇게 살아도 괜찮겠는지요.
우리는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좀 더 전력으로 살아야겠다고 늘 생각합니다. 좀 더 열심히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도전을 해야 내 존재의 의미를 찾게 될 거라고 생각만 합니다. 세속적인 일들보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보람 있다고 믿기는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지금 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죽는 날 내 침상을 둘러싼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럼, 잘 있어”라고 간단히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행해야 합니다. ‘내일, 조금 더 있다가’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는 말과 똑같습니다. 추호의 망설임도 없는 단호한 결단이 꼭 필요합니다.
우리는 모두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