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해 연중 제17주간 목요일(07.28)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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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07-29 09:20 조회4,464회본문
* 연중 제 17주간 목요일 (마태 13,47-53)
“일생에 후회할 일”
우리가 세상 끝 날에 진정으로 후회할 일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남 때문에 내가 잘못된 일일까요? 아닙니다. 아니면, 내가 잘못하여 잘못된 일일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그날 진정으로 가슴 치며 통곡할 일은 아마 다른 것들일 것입니다.
미국의 어떤 85세 난 할머니가 이런 고백을 하셨답니다. “제가 만일 인생을 다시 산다면 그때는 실수를 더 많이 하겠어요. 더 느긋해질 거구요. ..... 이번 삶보다는 좀 더 바보처럼 살고 싶어요.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이 거의 없어지겠죠. ..... 위생 문제도 덜 따지게 될 거구. 어떤 기회든 더 많이 갖고 싶어요. 산에 더 많이 오를 것이고 강에서 더 많이 헤엄칠 것이며 해넘이를 더 많이 구경할 거예요. 아이스크림을 더 많이 먹고 콩은 덜 먹을 거예요. 실제 문제를 더 많이 겪고, 저의 상상이 만들어낸 문제들은 덜 겪을 거예요. 아시다시피. 저는 날마다 그리고 매 시간마다 진지하고 정상적으로 살려고 노력한 사람들 중 한 사람이에요. 아, 저에게도 저만의 시간들이 주어지긴 했죠. 하지만 인생을 다시 산다면 그런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어요. 몇 년 앞을 내다보고 하루하루를 사는 대신에. 차례로 이어지는 그 하루하루의 순간들만을 살 것입니다. 저는 온도계와 보온병, 양칫물, 우비, 낙하산 같은 게 없이는 아무 데도 가지 않는 부류의 사람이었죠. 제 인생을 다시 산다면 더 가벼운 차림으로 여행을 다닐 거예요. 이른 봄 맨발로 출발해서 늦가을이 될 때까지 그대로 지낼 거예요. 회전목마를 더 자주 탈거예요. 데이지 꽃도 더 많이 줍고요.
죽음을 앞둔 이 할머니가 후회한 것은 ‘했는데 잘못된 일들’ 때문이 아니라, ‘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않은 많은 일들’ 때문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미지근한 생활, 용서하지 않고 고집하는 것, 중립을 지키는 것, 대충대충 사는 것, 해야 할 말 하지 못한 것 등등... 이런 것들이 바로 마지막 날에 가슴을 치며 후회할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마태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