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해 연중 제28주간 금요일(10.14)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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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10-15 09:22 조회3,874회본문
* 연중 제 28주간 금요일 (루카 12,1-7)
“두려운 분이지만 우리를 귀하게 여기시는 하느님”
인간은 나약한 존재입니다. 나약한 존재인 만큼 두려움도 많습니다. 우리는 실패, 가난, 병, 죽음에 대해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그 두렵다는 것들이 사실은 두려워할 것들이 아닙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다시 실패하지 않게 해주는 좋은 선생님입니다. 가난, 발가벗고 태어난 우리가 가난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가난은 우리를 겸손하게 해줍니다. 인간이 병에 걸리고 약해지는 것 또한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의 수명 안에서 우리는 병과 친해지고 곱게 늙어가면 그뿐입니다. 젊음은 한순간의 추억일뿐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죽습니다. 그러나 죽음 또한 나 혼자만의 무서운 종말이 아닙니다. 지금 세상에 살아있는 사람보다 인류의 시대 속에 죽어간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오늘은 당신 차례이고 내일은 내 차례입니다. 모두 두려워할 일들이 아닙니다.
그러나 정말 두려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영원히 없어지는 것입니다. 추억도 현재도 미래도 모두 없어지는 그 무화(無化)됨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존재를 가능하게 하시는 하느님께 희망을 겁니다.
부디 우리가, 부족했던 인생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채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평화를 누리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를 만드시고 우리를 없앨 수 있으신 하느님, 참으로 두려운 분이지만, 우리는 우리의 작은 선행과 겸손으로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구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