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가해 연중 제3주간 화요일(01.24)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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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01-25 09:26 조회3,787회본문
* 연중 제 3주간 화요일 (마르 3,31-35)
“하느님의 아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매정하게 가족과의 정을 끊는 사람처럼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십자가상에서 마지막 순간에 어머니를 걱정하셔서 제자에게 당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 그분은 참으로 효자이셨습니다. 비록 인간적인 정을 나누며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지는 못하셨지만, 인류구원이라는 막대한 사명을 완수하심으로써 어머니께 더 할 수 없는 영광을 드렸습니다. 오늘 예수님이 그렇게 매정하게 행동하신 것은 가족과의 사사로운 정을 무시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 더 우선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셨습니다.
요즘 사제 성소자(聖召者)가 점점 줄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하나뿐인 아들을 포기함으로써 대(代)가 끊긴다는 생각, 그리고 자손 없이 만년에 외롭게 지내야 한다는 생각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생각도 좀 잘못된 것입니다. 아들이 사제가 된다는 것은 아들을 완전히 하느님께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아들이 하느님의 아들이 되어 돌아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은 하느님께는 물론 인간의 부모에게도 효도하는 참된 효자입니다.
부디 이 땅의 많은 어머니, 아버지들이 인간의 아들을 품에 안고만 있으려 하지 말고, 과감하게 하느님께 봉헌하여 하느님의 뜻을 이 땅에 실현하는 하느님의 아들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부족한 것 같은 아들도 일단 봉헌하면 하느님께서 당신의 재목(材木)으로 만들어 잘 쓰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