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12.30)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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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12-31 13:39 조회3,851회본문
*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마태 2,13-15. 19-23)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성가정(聖家庭)”
요절(夭折)하신 예수님의 삶이 세속적 견지에서 실패작이었듯이 예수님 가정도 그리 순탄한 가정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요셉 성인은 가난한 시골 목수였고, 요셉과 마리아의 약혼도 하마터면 깨질 뻔했었습니다. 예수님은 말구유에서 태어나셨고, 예수님의 가정은 이집트로 피난살이를 해야 했으며, 미아가 된 어린 예수는 부모 속을 썩인 적도 있었습니다. 어른이 된 예수님은 미쳤다는 소문을 어머님이 듣게 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성모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젊은 아들의 시체를 받아 안아야 했습니다.
우리네 일반 기준에서 보면 예수님의 가정은 철저히 불행했습니다. 그러나 그 가정 안에서 하느님의 뜻은 철저히 이루어졌습니다. 요셉 성인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혼전에 임신한 마리아를 기꺼이 아내로 맞아 들었으며, 마리아도 성령으로 인한 예수님의 잉태를 하느님께 대한 순명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을 키우실 때 하느님의 뜻을 묵묵히 마음에 새기면서 늘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들 예수님은 말할 것도 없이 하느님의 뜻 자체이셨습니다. 이렇듯 성가정을 이룬 요셉 성인과 성모님 그리고 예수님, 이 분들은 어려운 시련 중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분들이셨습니다.
그러므로 성가정이라 함은 단순히 화목하고, 무난한 가정이라기보다는 어려움 중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아니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어려움을 감수하는 가정을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