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해 연중 제32주간 목요일(11.10)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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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11-11 09:29 조회4,005회본문
* 연중 제 32주간 목요일 (루카 17,20-25)
“이웃이 필요한 천국(天國)”
하느님 나라, 천국. ‘나라’라는 것은 혼자 있는 곳이 아니지요. 이웃과 함께하며 이웃이 필요한 곳이 천국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천국과 지옥의 긴 젓가락 이야기'는 뜻하는 바가 아주 깊습니다. 긴 젓가락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의 ‘불완전성’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불완전성을 인정하지 않고(교만한 채), 이웃을 경쟁상대로 받아들일 때 그곳이 지옥입니다. 반면에 그 불완전성을 인정하고(겸손하게) 서로 도울 수 있는 필요한 이웃이 될 때 그곳은 천국입니다. 이웃이라는 것은 있어도 없어도 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고, 하느님 나라를 열어주는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는 예수님 말씀은, 우리 각자가 자신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이웃을 필요한 동반자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냐는 우리의 결단에 따라, 하느님 나라를 누릴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불완전한 이웃을 받아들이는 그 결단은, 이웃을 판단하고 싶은 교만한 욕구를 버려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 내야 가능한 것입니다. 그 어려움을 겪어 낼 때, 우리 마음에서 천국은 시작되고, 그 천국을 이웃과 함께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