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다해 연중 제15주일(07.10)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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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2-07-10 15:25 조회4,389회본문
* 연중 제 15주일 다해
“끝없는 사랑”
오늘 복음의 그 사마리아인은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예수님의 계명을 글자 그대로 실천한 ‘사랑의 교과서’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대가를 바라고 선행을 하는 율법교사와 달랐습니다. 머리로는 잘 알지만 실천하지 않는 율법교사와도 달랐습니다. 늘 자기를 드러내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율법교사와 아주 달랐습니다.
그 사마리아인은 정말로 자기 것은 다 포기한 상태의 사람 같았습니다. 더이상 상처 입을 마음조각조차 없는 사람, 남으로부터 인정받고 상을 받는 그런 일에 관심이 없는 사람,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인생의 어떤 만남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그 사마리아인이었습니다. 그 사마리아인은 ‘사랑의 본질’을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사랑은 먼저 다가가고,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 사마리아인은 강도를 당한 그 사람이 어느 지방, 어떤 신분의 사람인지 알려고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어 먼저 다가가 도와주었습니다.
사랑은 한결같은 것이어야 합니다. 일시적인 감정이나 인정에 의해서 뜨거워졌다가 식었다 하는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사랑은 의지적인 것입니다. 그 사마리아인의 사랑은 현장에서나, 여관에서나, 떠날 때나, 돌아올 때나 한결같았습니다.
사랑은 넉넉한 것이어야 합니다. 주고 또 주고, 그만하면 되었다고 생각될 때 더 주는 것입니다. 사랑한다고 하면서 계산이 들어가고 조건이 붙는 것은 참사랑이 아닙니다. 그것은 거래입니다. 한계가 있다는 것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게임을 하고있는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하면 할수록 행복한 것이어야 합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내가 손해 볼수록 더 뿌듯한 그런 것이어야 합니다.
사랑은 아는 것을 실천(實踐)하는 것입니다. 그 다친 사람을 지나쳐 가버린 사제와 레위인은 사랑에 대해서 아는 것도 많고, 평소에 사랑에 관해 많은 것을 얘기하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정작 그 사랑을 실천해야 할 때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사마리아인은 사랑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었지만, ‘사랑은 실천’이라는 것, 그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주저 없이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사랑할까, 말까? 베풀까, 말까?’ 이러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오늘 그 사마리아인의 멋지고 거침없는 사랑을 보면서 우리의 사랑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돌아보고 참사랑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끝없이, 조건 없이, 자기는 드러내지 않고, 사람을 살리는 그 사랑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상처 주는 사랑이 아니라, 치유하는 사랑 말입니다.
그 사마리아인의 사랑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상처받고 무시당하고 천대받던 이방인인 그에게 어떻게 그런 사랑이 숨어있었을까요? 어떻게 그런 마음을 베풀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단순성’에 있었다고 봅니다. 오직 ‘측은지심’에 의해서 사랑하고 죽으셨던 우리 예수님 같은 단순성 말입니다.
우리의 사랑은 너무나 복잡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