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가해 연중 제17주일(07.30)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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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07-30 16:07 조회3,176회본문
* 연중 제 17주일 가해
“진정한 대박”
하늘에 나는 새를 보라 그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하느님께서 먹이신다고 하셨거늘, 우리는 너무 많은 걱정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짐승들도 먹을 만큼만 먹을 줄 알거든, 인간은 창고에 먹을 것을 몇 년 치나 쌓아놓고 오늘 밤에 떠나가는 어리석은 존재들입니다. 어떻게 돈을 벌까, 어떻게 돈을 모을까, 어떻게 돈을 불릴까? 돈에 얽매인 시간이 너무 많아 돈을 쓸 시간도 없고, 사랑할 시간도 없습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건만, 돈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고집을 버리지 못합니다.
오늘 성경말씀들은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는 세 단계를 제시해줍니다.
첫째는 지혜를 얻는 단계입니다.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자,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제1독서의 말씀처럼 하느님께 지혜를 청하는 솔로몬의 모습이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고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는 겸손하게 지혜를 청하는 사람에게 하느님은 지혜를 주십니다. 바쁘고 혼잡한 세상 안에서도 ‘하느님의 나라’라는 보물을 찾아낼 수 있는 그 지혜를 주십니다.
둘째는 결단과 투신의 단계입니다. “보물을 찾아낸 사람은 기뻐하며 돌아가서 있는 것을 다 팔아 그것을 산다.” 사랑과 용서, 평화와 자유의 나라인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려면, 오늘 복음에 나오는 사람과 같아야 합니다. 발견한 보물을 얻으려고 그가 가진 모두를 파는 모습을 우리는 배워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러한 행동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웃어도, 참으로 중요한 것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버리는 결단과 투신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여러 가지에 미련이 많아 미련해져서는 안 됩니다.
셋째 단계는 하느님께 맡기는 단계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제2독서의 말씀처럼 하느님 나라를 위한 마지막 단계는 하느님의 몫입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의 섭리가 작용할 여백을 하느님께 내어드려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께서 일방적으로 만들어주시는 나라도 아니고, 인간이 노력한다고 쟁취되는 나라도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 자비와 인간 충성의 합작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들의 결단과 투신을 재료삼아 일을 좋게 완성하십니다.
죄인들이 돈을 더 잘 벌고 돈의 힘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이지만, 하느님은, 선에 대한 우리의 결단과 투신, 그 모든 것을 조합하여 하느님 나라를 만들어 가십니다. 그러므로 선을 선택한 이상, 두려움과 걱정은 하느님께 맡겨드리고 결코 희망을 잃지 말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부동산과 로또와 증권 대박을 꿈꾸는 시대입니다. 이 도박의 시대에 우리도 하느님 나라에 모든 것을 다 거는 도박을 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있는 것을 다 팔아 하느님 나라를 살 수만 있다면 이것이 진정한 대박 아니겠습니까?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마태 1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