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05.29)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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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05-28 15:24 조회3,758회본문
*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요한 12,24-26)
“자랑스런 우리 신앙선조”
오늘 한국 순교복자 124위 기념일을 맞이하여 우리 신앙의 선조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그 당시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다른 모든 것들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즉 양반이라는 지위는 물론, 집과 재산도 빼앗기고, 친하게 지냈던 이웃과 친척들도 모두 등을 돌리게 되고, 결국에는 목숨까지도 내어놓아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겠다'는 그 한마디 말을 하지 못해 칼춤 추는 망나니 앞에 목을 내밀고, 마지막으로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 그 적막함, 그 외로움을 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하느님을 택했습니다. 그분들의 외로운 죽음 덕분에 지금 이렇게 우리는 평화롭게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 신앙 선조들처럼 목숨을 던지며 피를 흘리는 그런 순교는 못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최소한 우리들의 신앙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그런 것이 아니라, 매일의 갈등 속에서, 선택의 갈림길에서 쉬운 길들을 포기하고 결국은 하느님을 선택하는 떨리는 모험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