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가해 부활 제4주간 화요일(05.0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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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05-02 18:09 조회3,467회본문
* 부활 제 4주간 화요일 (요한 10,22-30)
“내 목소리 줄이기”
오늘 복음에서 유다인들은 예수님이 그리스도인지 아닌지 몰라 속을 태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유다인들이 속을 태운 이유는 예수님이 자기들의 뜻대로 되는 분이 아니셨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기대했던 그리스도는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채워주실 분이셨는데, 정작 예수님은 그들이 희생하고 부서지기를 요구하는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유다인들은 부서질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기에 예수님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부서질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은 예수님의 목소리를 귀여겨듣지 않고 자기의 목소리를 더 크게 냅니다. 자기의 고집과 편견을 시끄럽게 주장할 뿐입니다.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을 따라가려면 우선 자기의 목소리를 죽여야 합니다.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 내가 원했던 그 모든 것을 포기할 때, 작고 섬세하지만 아름답고도 힘 있는 예수님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예수님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때 우리는 예수님의 길을 따라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미사에 참례하고, 성경말씀을 듣고, 강론을 듣지만, 생활이 변하지 않고 있다면 아직도 자기 목소리가 너무 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요한 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