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가해 연중 제27주간 화요일(10.10) 김필중 세례자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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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10-11 09:27 조회3,479회본문
†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은 ‘마르타와 마리아 이야기’ 인데요. 마르타는 손님접대 때문에 분주했지만 동생인 마리아는 아무 일도 안 하고 예수님 말씀만 듣고 있어요. 그랬더니 시중들던 마르타가 ‘예수님, 동생한테도 일 좀 하라고 하세요.’라고 투덜거렸는데, 사실 오늘만 그런 건 아니에요. 오빠인 라자로가 죽었을 때, 마르타는 자기 마을에 오신 예수님을 위해 마을입구까지 마중 나갔던 반면 마리아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요.
그러면서 활동적인 마르타와 관상적인 마리아의 단적인 예를 보여줬는데, 이처럼 마르타와 마리아는 자매이지만 모습은 정반대였고요. 피가 섞인 자매도 이렇게 다른데, 하물며 전혀 상관없이 태어난 우리는 서로 얼마나 다르겠어요? ‘외모’ ‘성격’ ‘취미’ ‘취향’ 등 물론 비슷한 면도 있겠지만 ‘어지간하면 다 다르다.’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다면 ‘다르다’라는 건 무슨 뜻일까? 나에게 맞는 신앙생활의 모습도 서로 같을까요? 다를까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요. 그러니까 누구는 마르타처럼 활동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고, 누구는 마리아처럼 조용히 기도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고요. 이런 모습은 내 안에서도 언제든지 또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나는 원래 활동적인 걸 좋아해.’라고 하지만, 어떤 때는 조용히 묵상하고 기도하고 싶을 때가 있고요. 나는 보통 조용히 있는 것이 좋지만 때로는 마음이 움직여서 이런저런 활동을 같이 하고 싶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이건 ‘언제’ ‘어떻게’ 달라질지 전혀 모르죠. 자신도 몰라요. 자신이 언제 변할지.
따라서 오늘 복음을 통해서는 ‘마르타가 맞다’ 또는 ‘마리아가 맞다’ 라는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은 어떤 성향인지’를 찾아서 그것에 맞는 신앙생활을 살아가면 된다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다만 오늘 복음에서 마르타가 잘못한 것 한 가지는 마르타는 본인이 해야 할 일에 충실했고 이것은 정말 잘한 일이에요.
솔직히 손님 모셔놓고 가만히 있는 마리아보다 대접하기 위해서 바쁘게 움직인 마르타가 백 번 잘한 일이지요. 여러분도 손님이 오시면 가만히 계시지 않지요? 그런데 마르타가 딱 한 가지 잘못한 것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했다는 것, 이것은 정말 잘못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자기 일에 충실하면서 끝났어야지 ‘나는 이렇게 하는데, 너는 왜 안 해?’ 라든지 ‘나는 안 그러는데 너는 왜 그래?’라는 식으로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 그 순간 힘들게 쌓은 공든 탑을 무너뜨리게 되고요. 그래서 저는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도 ‘절대 다른 사람이랑 비교하지 말라’라고 말씀드리고 또 ‘행복하기 위해서는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도 말씀드려요.
우리는 보통 행복하기 위해서 목표를 향해 올라가잖아요? 그런데 그 목표에 다다르면 행복할까요? 만족하면 행복할 수 있는데, 그렇게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 전에는 보이지 않던, 그때는 몰랐던 지금의 나보다 훨씬 잘난 사람들이 보여요. 그러면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 다시 스스로를 옭아매는데, 이렇게 만족을 모르고 욕심과 욕망만 추구하게 되면 절대 행복해질 수 없겠지요.
그러니까 비교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지금 내 상황에 만족하고 감사하면 분명히 누구나 행복할 수 있고요. 결국 행복과 만족은 내가 마음먹기에 달린,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내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르타도 본인이 해야 할 일에 충실했고 거기에 만족했다면 동생이 어디서 무엇을 했든 ‘아, 나는 내 할 일을 다 했어.’라고 하면서 충분히 뿌듯해 할 수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마리아와 스스로를 비교하는 순간 ‘동생은 저렇게 쉬는데, 나만 일한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불평을 하게 되고 불만을 갖게 된 것이지요.
오늘 하루는 ‘나는 과연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만족하면서 살고 있는지’ 돌아보면서 매사에 감사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맞는 삶을 찾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