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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가해 연중 제26주일(10.01)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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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10-01 16:55 조회3,115회

본문

* 연중 제 26주일 가해

 

 

"회개하지 않은 죄"

 

우리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큰 고통일수록 그 탓을 하느님께 돌립니다. “하느님, 어떻게 이런 일을 허락하십니까?” 그러나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가정파탄이 하느님 탓입니까? 미혼모에게 버려진 아기의 불행이 하느님 탓입니까? 가출 청소년들이 함부로 동거하고, 윤락가가 성황을 이루는 이유가 하느님 때문이란 말입니까? 굶어 죽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하느님 탓으로 굶습니까? 부자들의 곡식 창고에 곡식이 남아 썩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전쟁을 하느님이 일으키셨습니까? 하느님이 총을 만드셨습니까? 탱크를 만드셨습니까? 핵폭탄을 만드셨습니까?

 

하느님은 고운 하늘과 달과 별, 초록산과 들, 맑은 시내, 그리고 천진난만한 어린 아기의 작은 손,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만드셨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우리 인간의 부당한 욕심과 무뎌진 양심이 불행을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옛날에 어떤 임금이 감옥을 방문했습니다. 임금이 죄수들의 감방을 돌아볼 때, 그 속에 갇힌 죄수들은 한결같이 창살에 매달려 자기는 죄 없다고 부르짖었습니다. “임금님, 저는 죄가 없습니다. 죄 있는 놈은 따로 있습니다.” 어느 감방에 가든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임금이 마지막 방을 지날 때, 그곳의 죄수는 무릎을 꿇은 채 울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이곳에 왜 들어 왔소?” 임금이 묻자 그는 저는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잘못했습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임금은 따라오던 교도관에게 명령했습니다. “이 죄수를 당장 석방하시오. 이곳은 죄 없는 사람들만 있는 곳이오. 죄 있는 사람은 나가도 됩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죄인임을 인정할 때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이제부터 하느님 두려운 줄 알고 그분의 뜻을 실천한다면 그것으로 괜찮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믿는다고 고백해놓고, 마귀의 행실을 끊어버린다고 맹세해놓고 아무런 변화나 실천이 없다면, 죄를 인정한 죄인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때 멀찍이 서서 구경할 도리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범한 죄 때문이 아니라, 회개하지 않은 죄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와 하느님 사이에는 끈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죄를 지으면 그 끈은 끊어집니다. 그러나 회개하면 그 끈은 다시 묶여 이어집니다. 죄와 회개가 반복되면 매듭은 많아지고 끈은 짧아져서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항상 결백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회개입니다. 죄는 추하지만, 회개는 아름답습니다. 죄 많은 사형수가 기증한 안구가 어떤 눈먼 소녀의 착한 눈동자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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