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가해 연중 제21주일(08.27)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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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3-08-27 15:52 조회3,438회본문
* 연중 제 21주일 가해
"하늘나라의 열쇠“
우리는, 인간 역사 속에 오셔서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해주시고, 우리에게 배신과 죽임을 당하시고, 부활하셔서 용서하시고 제자 베드로에게 교회를 맡기고 떠나셨지만, 교회 안에 살아계신 예수님을 믿는 신앙인들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처럼 예수님이 우리에게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으신다면, 여러분들의 솔직한 대답은 무엇입니까? 혹시 예수님이 여러분께 위로자쯤입니까? 취미 생활의 대상입니까? 고상한 타이틀입니까? 안전한 삶을 위한 투자대상입니까? 복잡한 인생사의 상담사입니까? 가끔 만나면 반가운 친구입니까? 그 정도입니까?
예수님은 주님, 주인(主人)님, 우리를 만드신 하느님이십니다. 그 예수님께서 인생의 참다운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즉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위해 죽어야 하늘나라로 갈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뜻대로 우리가 그 길을 가도록 도와주고, 그 길을 다른 사람에게도 가르쳐 주는 사람들이 바로 '교회 공동체'입니다.
예수님은 그 교회에 힘을 주셨습니다. '저승의 세력도 교회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한, 하늘나라의 문을 열 수 있는 권한도 주셨습니다. '네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우리는 베드로 사도로부터 시작되고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들이 관리하고 있는 교회의 일원입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 예수님이 주신 힘과 권한으로 악과 죽음의 세력을 이기면서, 사람들을 하늘나라로 인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신앙과 교회는 오직 보편적인, 즉 가톨릭적인 구원이 목표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는 지나친 밀교적(密敎的) 신비주의, 이기적인 선민(選民)구원 사상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런가 하면 세속적인 친목단체화, 기업화, 정치화, 세력화되는 것도 극히 경계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예수님의 함구령(緘口令)은 교회를 위해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교회를 과대 포장하지 말고, 화려한 말 잔치를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겸손한 실천으로 예수님처럼 묵묵히 예수님 일을 하라는 뜻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도 예수님을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고백할 수 있는 진정한 신앙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늘나라의 열쇠를 관리하는 사람들답게, 현세적이고 쾌락 지향적인 현대의 삶 속에서 저승의 세력, 즉 죽음의 세력을 이겨내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묵묵히 겸손히 그리고 성실히 예수님이 주신 사명을 실천하여, 하늘나라로 많은 사람을 인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