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나해 연중 제1주간 화요일(01.09)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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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01-10 09:34 조회2,494회본문
* 연중 제 1주간 화요일 (마르 1,21-28)
“빛을 이기지 못하는 어둠”
악령이 원래는 천사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즉 타락한 천사가 바로 악령이라는 이야기이지요. 천사는 하느님을 가까이서 섬기는 존재로서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악령의 길을 택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한 더러운 영도 예수님께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라고 소리칩니다. 나쁜 짓을 하다가 엄마에게 들킨 아이가 엄마에게 "나는 내가 한 짓이 엄마가 싫어하는 일인지 알아요."라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경우와 같습니다. 엄마가 싫어하시고, 옳지 않다고 하시면 하지 않는 것이 맞는데 말입니다.
악령의 본성이 바로, '선(善)을 알고도 악(惡)을 행하는 것'입니다.
사실, 꾸준히 선을 행한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어쩌다 악이 달콤하고 즐거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선과 악의 그 경계를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선이 우리 삶을 아름답게 지탱하는 힘이고, 선하신 하느님이 아름다운 세상을 보고 싶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이 구태의연해 보이고, 무력해 보이고, 무의미해 보일 때 우리는 각성(覺醒)해야 합니다. 악의 허망함과 부질없음을, 어둠이 설쳐도 한 줄기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선의 강인한 질서는 영원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