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 승천 대축일(부활 제7주일) 나해

“인생 학교 졸업선물”

우리는 우리 스스로 태어나기로 결심하고 태어나진 않았지만, 주어진 인생을 열심히들 살아갑니다. 고생스럽고 고통스러운 일들도 많지만 그래도 추억을 만들고 사이좋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을 왜 살아야 합니까? 죽지 못해 삽니까? 돈과 명예를 얻으려고 삽니까? 왜 남들 사는 만큼 살려고 하고, 혈육은 왜 챙깁니까?

내 몸과 내 가족 건강 챙기고,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돈을 모으고, 이웃의 존경과 부러움을 사는 것, 그것이 인생의 목표이겠습니까? 그게 다입니까? 더 의미 있는 목적이 있지는 않겠습니까?

우리는 우리의 육체와 생명을 만드신 분, 창조주 하느님이 보내신 인생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입니다. 무엇을 배우라고 하느님 아버지는 우리를 인생학교에 보내셨을까요?

교우 여러분, 사랑으로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사랑으로 그것을 관리하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에게 '사랑'을 배우라고 인생학교에 보내신 것입니다. 사랑을 알아야 하느님 아버지를 알게 되고, 하느님의 일을 돕는 자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인생에 그런 깊은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모르는 척해서는 안 됩니다.

인생학교 1학년이라면 모르겠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사랑이 하느님과 통한다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므로 돈을 통해서, 혈육을 통해서, 고통을 통해서, 유한하고 불완전한 삶을 통해서 우리는 사랑을 배워야 합니다.

사랑은 영적(靈的)인 것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고 영원한 것이 사랑입니다. 물질과 육체 그리고 관계라는 것은 유한하지만, 그것들로 만들어낸 사랑은 영원합니다. 우리는 육체와 영혼으로 이루어진 존재입니다. 육체는 밥을 먹지만, 영혼은 사랑을 먹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유한하고 물질적이지만, 우리는 그 인생에서 사랑으로 영혼을 키웁니다. 죽지 않는 영혼을 키웁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창조하고 입학시켜주신 우리들의 인생학교는, 인생공부, 인생체험, 인생피정을 통해 영혼을 키우도록 디자인(design)된 곳입니다. 생로병사 희노애락을 통해 성숙한 영혼으로 성장하여, 하느님이 기다리시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학교입니다. 사랑에서 나왔는데도 사랑을 잘 몰랐지만, 사랑을 알아서 사랑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학교입니다. 인생학교는 인생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배우는 학교입니다. 우리는 인생학교에서 인생공부 잘하고, 하느님공부 예습해서 떠나야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인생학교 수석 졸업하신 예수님께서는 인간에서 하느님의 아들로 업그레이드되셨습니다. '승천'이라는 졸업선물도 받으셨습니다. 인간이 사랑을 통해서 신성(神聖)을 가진 존재로 업그레이드된 것입니다. 우리도 인생학교 졸업하고 떠날 때 꼭 신성으로 업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존재의 근본원리인 사랑을 배워 하느님을 자각하게 되고, 육체를 떠나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과 사랑으로 하나 되는 것, 이것이 탄생과 삶, 죽음과 부활‧승천이라는 하느님의 구원(救援)계획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