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04.04)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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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04-05 09:41 조회1,816회본문
*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루카 24,35-48)
“부활해도 배고프다”
부활하시어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에게 빵을 떼어주신 예수님,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배고프다 하시며 먹을 것을 찾아 구운 생선 한 토막을 잡수신 예수님. 예수님은 실제로 부활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단순히 부활의 증거를 내세우는 이야기가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의 계속되는 가르침이심을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부활한 예수님이 빵을 나누신 이유는 아직도 세상이 빵을 나누지 않기 때문이고, 예수님이 배고프신 이유는 아직도 세상에 배고픈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활한 예수님은 신(神)이 되신 것이 아니라, 먹고 마시는 인간 안에 여전히 머무십니다. 부활한 예수님은 신이 되어서 날아다니시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빵을 떼어 드셔야 하고, 구운 생선을 드셔야 합니다. 이것은, 먹어야 하는 이웃 사람이 바로 부활한 예수님이시며, 배고픈 가난한 이웃이 바로 부활한 그리스도이시라는 뜻입니다.
부활한 예수님은 우리 안에, 이웃 안에 계십니다. 우리가 배고프면, 이웃도 배고프고, 이웃이 배고프면, 그 안에 계시는 예수님도 배고프십니다. 그러므로 ‘짠!’하고 돌무덤 옆에 서 있는 흰 가운(gown) 입은 그 옛사람을 찾아 잘해 줄 것이 아니라, 지금 배고프고 가난한 사람을 찾아 생선 한 토막이라도 주어야 합니다.
“여기에 먹을 것이 좀 있느냐?” 부활하신 예수님은 아직도 배고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