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나해 사순 제4주일(03.10)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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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03-10 16:22 조회2,225회본문
사순 제 4주일 나해
“하느님의 작품, 빛의 자녀인 우리”
거무튀튀하고 쭈글쭈글한 나뭇가지에서 머지않아 각양각색의 꽃들이 팝콘처럼 터져 나올 것입니다. 그 아름다운 색깔들은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그것은 빛에서 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햇빛은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색깔을 가지고 있지요. 그 햇빛을 즐겨 받은 나뭇가지가 일곱 색깔을 반죽하여 계절별 색깔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악을 저지르는 사람은 빛을 싫어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맞습니다. 죄를 짓고, 거짓을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악행이 드러날까 봐 어둠 속에 머물기를 좋아합니다. 빛을 싫어하는 그런 사람이 아름다운 색깔을 만들어 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빛의 자녀라면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일곱 색깔 빛 속에 머물며, 그 빛으로 온갖 아름다운 일들을 세상에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의 인생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인생은 어둡습니까? 밝습니까? 여러분은 하느님을 알게 되어 두렵습니까? 아니면 든든하고 행복합니까? 여러분은 하느님이 만드신 세상이 아름답습니까? 아니면 고통의 바다입니까? 예수님은 여러분에게 어떤 분입니까? 지독한 인간의 죄 때문에 비참하게 돌아가신 불쌍한 분입니까? 아니면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여 구원해주신 고마운 분입니까?
오늘 복음을 보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심판하시는 분이 아니라 구원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명백히 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심판자가 아니라 구원자이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두려움을 갖고 살아갑니까? 우리는 왜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갑니까? 예수님은 비참하게 돌아가신 것이 아닙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우리 모두를 용서하고 평화롭게 돌아가신 것입니다.
우리는 두려움을 버리고 밝고 자유롭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맘껏 사랑하며 기쁘게 살아가야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헛되게 해드리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예수님의 희생 덕에 우리가 지은 죄는 물론, 지을 죄도 이미 용서받았으니 얼마나 감사드릴 일입니까? 여러분은 사순절 고해성사 은총을 잘 받고 계십니까? 고해성사는 이미 보장받은 용서를 확인하는 기쁜 일입니다. 예수님의 힘으로 새삶을 살게 하는 축제의 성사가 고해성사입니다.
인생은 축제이어야 합니다. 죄를 짓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 죄를 지었다고 전전긍긍하며 지낼 인생이 아닙니다. 우리는 마음껏 선행을 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우리의 실패와 실수는 예수님이 감당해주십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우리 죄가 예수님과 함께 죽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의 죄가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았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덕분에 우리는 언제든지, 얼마든지 죄로부터 벗어나 부활할 힘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진 것이 없어도, 지은 죄가 있어도 어둠 속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빛의 자녀입니다. 신앙인은 어두우면 안 됩니다. 신앙인은 두려우면 안 됩니다. 신앙인은 부자유스러우면 안 됩니다. 신앙인은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제 2독서의 말씀입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여러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우리는 선행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창조되었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