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02.22)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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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02-22 15:20 조회2,165회본문
*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마태 16,13-19)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서울 성모병원, 2008년 10월 5일 아침이었을 것입니다. 그 전날, 세상 떠나실 것 같이 숨을 몰아쉬는 혼수상태로, 하루 종일 많은 인사(人士)로부터 마지막 인사를 받으셨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다음 날 아침 깨어나셔서 하셨던 농담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인터넷에 내 기사 떴어? 뭐라고들 했어?" 하시며 특유의 짓궂은 웃음을 지으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예수님도 오늘,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말하지 말라시던 예수님께서 그런 질문을 하십니다. 어떤 표정으로 그 질문을 하셨을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은 당신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려고 하신 질문이 아닐 것입니다. 다만, 제자들이 당신이 누구이신지 확실히 알게 하고, 그 위에 당신 교회를 세우고 싶으셔서 그러셨을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는 단순한 인간들의 친목 모임이 아닙니다. 힘을 키우는 세력집단도 아닙니다. 돈을 모으는 기업은 더더욱 아닙니다. 우리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가 세우신 교회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에는 하느님이 살아계셔야 합니다. 십자가로 세상을 구원하신 예수님이 활동하셔야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가 생생히 살아계시지 않는 교회는 교회가 아닙니다. 그것은 그저 건물이고, 공염불(空念佛)이고, 미망(迷妄) 속의 가식(假飾)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