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들께 드리는 안부 인사와 동경 대교구장님의 최근 당부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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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0-03-31 09:27 조회9,600회본문
찬미 예수님!
동경 한인성당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주임신부 고찬근입니다. 얼마나 힘드십니까? 역사 속에서나 접했던 집단감염 전염병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덮쳤습니다. 과학적인 의료기술이 발전했다고 안심하고 자랑했던 우리에게 너무도 큰 당황스러움과 무력감을 실감하게 하는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많이 감염되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제껏 해오던 모든 것을 멈출 수밖에 없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능력과 이성이 멈추는 곳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하시고 그것을 자유롭게 다스리라고 우리에게 맡기셨던 하느님을 생각합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 다시 한번 당신 사랑의 능력으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베풀어 주시길 청합니다. 십자가의 죽음까지도 불사하시는 당신의 사랑에, 마음과 목숨과 힘을 다하여 매달려 청합니다. "사랑의 하느님, 나약한 우리와 함께 해주시고, 우리에게 굳은 마음을 새로 주소서."
교우 여러분, 하느님의 사순절 메시지처럼 올 사순절에 인류에게 다가온 이 큰 시련의 의미를 잘 묵상하고, 생각없이 흘러갔던 우리의 일상들을 돌아봅시다. 환경과 이웃에 무심했던 우리를 돌아보며, 하느님의 사람답게 사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합시다. 하여 코로나의 시련이 지나간 뒤 새롭게 세상과 이웃을 바라보고, 한층 성숙된 자신들을 바라보며 서로의 어깨를 두드려 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보이지 않는 갈 길이 아직 먼 것 같습니다. 고독감도 밀려옵니다. 그렇지만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하시는 예수님 사랑의 끈을 놓지 말고, 예수님 공동체로서 우리들의 연대감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부디 여러분들이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예수님의 제자들로서, 암울하고 혼란스러운 이 시기에 어려움에 처한 많은 사람의 희생과 슬픔을 함께하고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두려움에 작아지지 말고 의연하고 강건하게 이 어려운 시기를 종식시키는 데 일조하는 여러분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들의 건강과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 다음은 동경 대교구장님의 최근 당부 말씀을 요약하여 전합니다.
가톨릭 동경대교구 여러분께
가톨릭 동경대교구 대주교
기쿠치 이사오
2020년3월23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돌아가신 분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동시에 감염된 분들,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분들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합니다. 동시에 대책이나 치료를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는 연구자, 의료관계자분들의 초인적인 종사에 감사드립니다. 이분들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세계적인 수준에서 감염이 확대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쇄국과 같은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만, 이런 때야말로 정치 지도자들이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믿음 안에서 서로 협력하는 세상을 실현하길 기원합니다. 또한, 정치 지도자에 있어서는 모든 생명을 지키는 것을 우선하여, 여러 측면에서 누락되는 사람이 없도록 대책을 세워 진행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종교를 가진 우리는 기도의 힘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각각의 장소에 있으면서도, 신앙 안에서 하나가 되어 끊임없이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전례 없는 어려운 도전을 계속 받으면서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감염의 확대가 요인이라고 해도, 사순절 중에 미사를 드리지 못하고, 또한 성체를 모시지 못하고 보내는 사태가 되어 버린 것은 매우 유감이며 마음 아프게 생각합니다.
이번 감염에 있어서는, 감염자의 대부분이 무증상인 상태에서 회복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큰 문제는 그 감염자의 대부분이 무증상인 채 감염원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개미사를 자제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감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의식하지 않은 채 감염원이 되어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3월 19일 정부 전문가 회의의 새로운 견해에 따라 3월 30일 이후 동경대교구의 대응을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으므로, 구체적으로 잘 대응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3월 30일(월) 이후에도 당분간 동경대교구의 모든 신자를 대상으로 주일미사 참여 의무를 면제합니다.
- 3월 30일(월) 이후 당분간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공개미사를 원칙적으로 중지합니다.
- 성주간 전례는 성유미사를 포함하여 모두 비공개로 진행합니다.
- 생명을 지키기 위해, 특히 고령이며 지병이 있으신 분은 집에서 공동체의 기도에 참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