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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精靈) 숭배의 잔재 (1) (2) -정하권 몬시뇰 지음 '성숙한 신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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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임신부 작성일14-10-04 23:39 조회19,8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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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느님께는 흠숭지례 성인들에겐 공경지례
 
시 종교의 또하나의 형태인 정령 숭배(Animism)는
유일신 하느님이 아닌 다른 잡종 신령이나 영혼을 숭배하는 것이다.
 
원시인들은
이런 신령들을 잘 위하거나 섬김으로써
생활상의 위해를 피하거나 보호를 받아서 잘 살게 된다고 믿거나 기대하였다.
 
 
그리스도교는 구약 말기 유다이즘의 유일신 사상을 그대로 받아서
교회 초기에는
유일신 하느님을 흠숭하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내적 상호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연구하고 토론하였다.
 
3세기에서 5세기까지 약 300년 동안에,
1차 니케아 공의회(325), 1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381), 에페소 공의회(431), 칼케돈 공의회(451) 등을 거치면서
삼위일체 교리가 대략 확정되었다.
 
사목자들이 박해를 무릅쓰고 정통신앙 교리를 확립하면서 신자들을 사목하는 동안에,
일반 신자들은 신앙에 충실하여 순교한 신앙의 영웅들을 존경하고 모범하려고 노력하여 성인 공경의 풍토를 조성하였다.
 
역사적으로는 교회의 전례 축제는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주일축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개별 성인들의 축제는 종교의 자유를 획득한 4세기부터 공식화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순교자들에 대한 신심, 순례, 공경은 2세기부터 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성모축일이나 다른 성인축일보다 먼저 순교자를 기념하는 축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순교자를 기념하는 날짜는 순교자의 육신의 생일이 아니고,
순교한 날을 영생에 들어간 날로 생각하여 순교자의 기일을 기념하였으며,
 
대개의 경우는 그분의 무덤이 집회의 중심이었으므로
먼곳에서도 사람들이 모여오는 순례단이 형성되었다.
 
 
박해시대가 끝나면서 순교자 외에 박해로 인하여 옥사 또는 병사한 증거자들도 준순교자로 인정되었고,
고행자들과 동정자들과 은수자들과 탁월한 사목자들도 별세한 후에 신자 대중의 여론이 성인으로 추앙하면 공경의 대상이 되었다.
 
12세기까지는 시복식이나 시성식을 교회 최고 당국이 거행하지 않았지만,
그야말로 백성의 소리가 바로 하느님의 소리로 통하였다.
 
최초로 교황청이 시성한(973년) 이후로 차츰 시성 조사 등 시성절차법이 성립되고,
시성식을 주관하는 부서로 예부성이 설립되었다(1588년).
 
 
이렇게 교회가 성인공경을 공인해주고 필요한 절차도 마련함으로써 성인공경을 장려하였지만,
한번도 성인 공경을 신자들의 의무로 규정하거나 선포한 일은 없다.
 
오히려 경박한 사목자나 신자들이 성인공경을 과장하는 경향을 견제하느라고
여러 번의 공의회에서 남용을 금지하고 과장을 축소하고,
성인 신심이 상업주의에 흐르는 것을 경계하였다.
 
중세기 중기의 성화상 논쟁을 정리한 2차 니케아 공의회(787년)에서
하느님께는 흠숭지례를 드리고, 성인들에게는 공경지례를 드리는 것이라고 확정지었다.
 
 
(2) 성인 공경은 하느님 흠숭에서 독립된 신앙행위일 수가 없다
 
교회가 성인 공경을 허락하였지만,
성인 공경을 의무화한 적은 없었다는 사실은 이미 말한 바이다.
 
유일신을 신앙으로 하는 그리스도교는
유일신 흠숭과 천사나 성인을 공경하는 것을 엄격히 구별하여
신자들이 다신론(多神論)에 떨어지는 위험을 언제나 경계하였기 때문이다.
 
 
교회가 성인 공경을 허락한 이유, 즉 성인 공경의 의미를 세 가지 내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 첫째 의미는
성인들의 생애에서 드러나는 은총의 위대한 업적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하느님을 흠숭하는 것이다.
 
둘째 의미는
그런 성인들의 거룩한 생애나 업적의 일부라도 모범하려고 노력하도록 신자들을 격려하는 데 있다.
 
셋째 의미는
이미 하느님께 일치하여 영생에 참여하고 있는 성인들이
아직 현세에서 구원의 길을 순례하는 우리를 위하여 하느님께 전구(傳求)하여 주기를
청원하는 것이니 모든 성인의 통공(通功)교리를 실천하는 것이다.
 
 
성인 기념미사의 감사송은 성인 공경의 의미를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아버지께서는 성인들 가운데서 찬미를 받으시며
그들의 공로를 갚아주시어 주님의 은총을 빛내시나이다.
또 성인들의 삶을 저희에게 모범으로 주시고
저희가 성인들과 하나되게 하시며
그 기도의 도움을 받게 하시나이다."
(성인 감사송1)
 
 
그러므로 올바른 성인 공경은 그 자체로서 목적이 아니고
"우리가 천상 형제들에게 표시한 진정한 사랑의 증거는
모두 다 본질적으로 모든 성인의 자랑이신 그리스도께로 향하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성인들 사이에서 찬사를 받으시며 현양을 받으시는
하느님께로 가는 것이다."
(교회헌장 7장 50항)
 
 
한마디로 정리하면, 성인 공경은 하느님 흠숭의 과정 내지 방법의 하나이지,
하느님 흠숭과 병행하거나 하느님 흠숭에서 독립된 신앙행위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미숙한 신자들의 성인 공경 실태는 마땅히 시정되어야 한다.
물론 여기서 남의 마음속까지 논할 수는 없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행태는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의 어떤 성인 공경이 때로는 하느님 흠숭보다 더 화려하고 요란하고
간절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고,
어떤 일에는 어느 성인에게 비는 것이 더 좋다하면서 교회의 인가도 없는 기도문을 선전하고,
그 성인의 상본이나 메달을 패용하고, 그 성인의 기념일을
주일보다 더 정성스럽게 지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과도한 성인 공경의 형태는 한국에서보다
라틴 계통의 서유럽이나 중미나 남미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다.
 
교회헌장은 이렇게 말한다.
 
"진정한 성인 공경은 외적 행사의 복잡함에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행동적 사랑의 깊이에 있다는 것을 신자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하겠다."
(교회헌장 7장 51항)
 
<성숙한 신앙> 중에서 -정하권 몬시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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