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스페인 일간지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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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임신부 작성일14-08-21 09:30 조회18,200회본문
【바티칸시티=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상을 기도회에 초청했을까. 돈의 우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교황 비오 12세 시복과 관련해 2차 대전 기록을 공개할까. 유럽의 분리주의 운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12일 스페인 일간지 「라방가르디아」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은 이처럼 광범위한 주제의 사안들에 대해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우선 교황은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과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과 함께한 바티칸 평화 기도회는 교황청 안에서도 99%가 불가능하다고 부정적 견해를 보였을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1%의 지지가 점차 커져 마침내 성사됐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 정교회의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의 기도회 참석은 정교회의 다른 신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총대주교는 그런 비난의 위험을 무릅쓰고 겸손하게 기도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역사 속에서 자신의 위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난 그 주제에 대해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나를 이렇게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정말 좋은 친구였다.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그리고 그는 썩 나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싶고, 그것만으로 난 행복합니다."
교황은 오늘날 종교로 인한 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고 그리스도교든 유다교든 이슬람이든 간에 그 안에는 근본주의 집단이 있으며, "근본주의 집단은 비록 도발하지 않더라도 폭력적"이라고 말했다.
또 17세기 독일 가톨릭과 개신교 간에 벌어진 30년 전쟁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그리스도인들도 과거에 그런 폭력을 저질렀다고 밝힌 교황은 "신의 이름으로 폭력을 저지르는 것이 근본주의 정서"라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 체제에 대해 교황은 "건강한 경제 체제라면 인류의 수요에 중심을 둬야 하지만, 우리는 돈이라는 우상을 자신의 중심에 놓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상숭배의 죄, 특히 돈의 우상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비오 12세 교황이 나치 대학살 당시 유다인 학살에 무관심했다고 비판하며 그에 관한 2차 대전 기록물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일축하고, "역사 기록은 당시에 교황 성하께서 나치 대학살에서 유다인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였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바티칸 문서고가 열렸을 때 이같은 비오 12세 교황의 노력이 얼마나 광범위했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사임과 관련, 교황은 자신도 선임자처럼 '은퇴 교황' 가운데 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밝히고, "로마 교황으로 선출되기 이전이라면, 저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주교로서 제 사임을 요청하고, 은퇴 사제로서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준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에는 은퇴 주교가 없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 많은 은퇴 주교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화제를 다시 유럽의 자치권 확대 문제로 돌리자 교황은 유고연방 분열에 따른 해방의 과정에서 빚어진 야만과 폭력에 대해 언급하고, 스코틀랜드(영국)나 카탈루냐(스페인) 같은 지역은 소금을 약간 넣은 음식이 소화하기 쉽듯이 분리주의자들의 야심을 늘 경계하는 중도의 지혜를 배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황은 자신이 방탄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위험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하느님의 손에 있습니다. 사람들과 악수하지도 못하고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정어리가 빽빽하게 들어찬 통조림 캔 속에서 견디고 싶지는 않습니다. 내 나이에는 잃을 게 많지 않습니다."
열광적인 축구팬으로 알려진 교황은 브라질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도 중립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평화신문 2014.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