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나해 연중 제16주일(07.21) 고찬근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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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혜올리비아 작성일24-07-21 15:33 조회719회본문
* 연중 제 16주일 나해
“예수님 마음, 하느님 마음”
예수님 그분은 하느님의 아들로서 또한 사람의 아들로서 이 땅에 사시면서 하느님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완전한 인간이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우리에게 잘 보여준 분이십니다. 그분은 당신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시며 당신을 따르려면 ‘온유와 겸손’이라는 멍에를 지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신앙인이지만, 그분처럼 살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은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고 쉬지도 못하셨지만, 그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그들을 고쳐주고 사랑해주십니다. “더 이상은 안 돼, 나도 좀 쉬어야 살지, 짜증 난다.”라며 마지막에 무너지고 마는 우리와는 너무 다르십니다. 그분의 사랑은 그야말로 한계가 없으며, 고갈되지 않는 사랑입니다.
가난하고 평범하고 소박해 보이는 예수님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도처에서 인간을 넘어서는 하느님의 마음을 우리는 읽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겸손하십니다. 그분은 하느님의 아들이셨지만 인간 세례자 요한 앞에 무릎 꿇고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높은 자리에 앉지 말고 낮은 자리에 앉으라 하셨으며, 섬김 받으러 오지 않고 섬기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 마음은 용서하는 마음이십니다. 간음한 여인과 회개하는 창녀를 용서하심으로써 그들을 새사람으로 만드셨습니다. 세리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셨고, 세관장 자캐오 집에서도 편히 주무셨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온유하십니다.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내밀고, 속옷을 달라면 겉옷까지 벗어 주라고 하셨습니다. 십자가상에 매달리셔서도 당신을 비웃고 침 뱉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정의로우십니다. 성전 뜰에서 불의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 상인들의 탁자를 둘러 엎으셨습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에게 ‘눈먼 인도자, 회칠한 무덤’이라고 호령하시며 그들의 위선을 책망하셨습니다.
예수님, 그분은 눈물도 많으셨습니다. 죄 많은 예루살렘을 쳐다보시며 눈물 흘리셨고, 목자 없는 양떼를 늘 측은하게 여기셨으며, 죽은 친구 나자로의 소식을 듣고 우신 적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보다 산수(算數)를 못하셨습니다. 아침부터 일한 사람에게나 저녁나절에 찾아와 일한 사람에게나 똑같은 품삯을 주겠다고 하셨고, 아흔아홉 마리 양을 놔두고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마음을 당신 마음으로 삼으셨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고 먼저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을 찾으라 하셨으며,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시기 위해 밤새 피땀 흘려 기도하셨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이렇듯 하느님 마음을 지니셨던 예수님 마음을 이제는, 얼룩졌던 우리 마음자리에 모실 수는 없겠습니까?